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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자:2023-12-12
이현근 반장님. 저는 지난 주 코스타리카 5박6일 일정을 마치고, 뉴욕을 거쳐 방금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집에 도착한 지금 시각은 12월12일 오후 9시30분입니다. 코스타리카에서 '즐거운 인생(뿌라 비다)'을 무수히 외치고 다녔지만, 뉴욕 서울의 일상은 다시 '인생은 고해'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저는 이번 코스타리카 여행이 네번째 중남미 여행이었습니다. 멕시코를 두 번, 페루와 브라질을 한번 다녀왔습니다. 코스타리카를 찾으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나니 요즘 아이들 말로 '깜놀'입니다. 코스타리카의 서해가 태평양, 동해가 카리브 해여서 풍광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카라라 국립공원 하구로 밀려드는 태평양의 큰 파도를 지켜보며 가슴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황홀했습니다. 그곳에 자란 맹글로브 숲과 우거진 나무들은 아마존의 정글을 그대로 닮았습니다. 탐조선의 엔진을 끄고 물을 따라 흘러가면서, 눈을 감고 들은 새소리 바람소리는 속세를 잊게 했습니다. 코스타리카의 생물 종 다양성이 아마존 다음이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아레날 화산 아래의 '로스 라고스' 리조트는 발리의 휴양 호텔만큼 품격이 있었습니다. 함께 갔던 분들이 다들 '한번 더 오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리조트 안의 온천과 수영장을 오가면서 온탕냉탕으로 오전 나절을 온전히 보낸 것이 참 좋았습니다. 이곳저곳 메뚜기 마냥 뛰어다니지 않아서요. 이현근 가이드는 아버님과 함께 26년 전에 이민왔다는 데 한국 정서를 그대로 가지고 있어 좋았습니다. 정감 있게 따뜻하게 고객들을 돌봐 주셔서요. 반장이라고 부르라고 해서 '이반장'이라고 다들 불렀지요. 관광 마지막날, 안개가 짙어 출입이 봉쇄된 이루즈 화산 해발 3300미터를 우리 일행이 다 올라 간 것은 전적으로 이반장의 공이었습니다. 보통사람 같으면 그냥 포기하고 내려왔을 텐데, 레인저들을 끝까지 설득해서 출입허가를 얻어냈으니까요. 신기하게도 우리가 올라갔을 때는 큰 분화구 작은 분화구의 안개가 살짝 걷혔습니다. 이반장의 정성이 작동한 덕이겠지요. 코스타리카는 정정이 안정되고, 주민들의 생활이 윤택해 보였습니다. 우리 부부는 도미니카를 가려고 했다가, '휴양지 밖의 치안이 너무 엉망이다'는 이야기에 코스타리카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돌아와서 아들 딸에게 '신혼여행은 코스타리카로 가라'고 했습니다. 좋은 기억이 너무나 많습니다. 다 이반장님의 노고 덕입니다. 앞으로도 코스타리카 찾는 한국 분들 잘 안내하고 돌봐주십시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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